• 채권회수 상담
  • 채권회수 법률정보

채권회수 법률정보

[배임죄] 양도담보에 제공한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경우 (미성립)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회사의 기계를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는데, 회사가 해당 기계를 제3자에게 매각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자 A는 은행으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위 대출금을 완납할 때까지 골재생산기계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A는 골재생산기계를 제3자에게 매각을 하였습니다.

피해자 은행은 A가 담보의 목적물을 성실히 보관·관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그러한 임무에 위배하여 대출금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고소를 하였습니다.

A에게 배임죄가 성립되는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해설■■

이 사건에서 양도담보계약은 회사가 은행에게 해당 기계의 소유권을 이전하고 다만 해당 기계의 점유는 계속 회사가 하는 방식으로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즉 은행은 회사에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회사 소유의 이 사건 골재생산기계에 관하여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담보를 설정한 것입니다.

즉 담보설정자는 점유매개관계를 설정하여 채권자인 은행이 간접 점유를 하도록 하고, 대신 스스로 점유매개자로서 점유를 계속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하여 회사가 대출금 변제를 하지 않을 경우 양도담보권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즉 은행은 담보로 받은 이 사건 골재생산기계를 처분하여 그 매각대금으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거나 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은행이 담보목적물을 취득하는 겁니다.

이러한 내용의 계약이 전형적인 양도담보계약입니다.

따라서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담보설정자인 회사는 담보목적물인 이 사건 골재생산기계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점유·사용·보전·관리하여야합니다.

문제는 대출 채무의 변제와 이를 위한 담보제공이라는 계약에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형사적으로 처벌의 대상이 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배임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입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려면,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 내지 담보물을 타에 처분하거나 멸실, 훼손하는 등으로 담보권 실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이를 들어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할 것입니다.

본 사안은 2020. 2. 20. 선고된 대법원 판결이며, 본 사안에서 채무자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사기, 배임]).


위 대법원 판례에서 채무자가 동산에 관하여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여 이를 채권자에게 양도할 의무가 있음에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에도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으며, 주식에 관하여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한 채무자가 제3자에게 해당 주식을 처분한 경우에도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가 전원합의체 판결로서 의미가 있는 것은, 기존 대법원 판례는 위 사안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을 하였던 것인데, 2020. 2. 20. 대법원은 위 사안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변경하였다는것입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대법원의 생각도 시대에 다라 달라 지는 것은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예측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때가 많습니다. 더욱이 위 사안의 경우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안을 달리하여 부동산이나 채권을 이중양도한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이러한 사안은 다른 사안일 수는 있지만 사안에 따라 다르면 변호사도 헷갈릴 수 밖에 없는 법 논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머지 사안에 대한 판례도 변경되기를 바래 봅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