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주가 배임죄가 되는 경우

계주가 계원들을 모집하여 계원들로부터 계불입금을 받고 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한 후 계원들로부터 계불입금을 받고도 이를 낙찰된 계원에게 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이는 배임죄가 됩니다.

낙찰계의 계주는 계원들과의 약정에 따라 지정된 곗날에 계원들로부터 월불입금을 징수하여 이를 낙찰계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계주가 계원들로부터 월불입금을 모두 징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이를 낙찰계원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낙찰계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배임죄에 해당합니다(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1744판결 [사기,배임]).

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주가 그 동안 성실하게 계불입금을 지급하여 온 계원에게 계가 깨졌다는 등의 거짓말을 하여 그 계원이 계에 참석하여 낙찰받아 계금을 탈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여 손해를 가하였다면 계주의 위와 같은 임무위배는 그 계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배임죄에 해당합니다(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1176 판결 [배임]).

낙찰계에 있어서와 같이 계주가 계원의 위임을 받아 계불입금을 납부받고 입찰을 시행하여 낙찰계원에게 계금을 급부할 임무가 있는 경우에 그 임무에 위배하여 계주가 마음대로 계원의 이름을 모용하여 낙찰받아 그 계금을 자의로 소비한 때에는 배임죄가 성립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 피해자는 계원 전체이고 피해액은 계주가 이득한 금액입니다(대법원 1986. 7. 22. 선고 86도230 판결 [배임,절도]).


■ 계주가 배임죄가 되지 않는 경우

낙찰계의 계주가 계원들에게서 계불입금을 징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이는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낙찰계의 계주가 계원들과의 약정에 따라 부담하는 계금지급의무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려면 그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관계상의 의무를 넘어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내지 관리하는 데 이르러야 합니다.

계주가 계원들로부터 계불입금을 징수하게 되면 그 계불입금은 실질적으로 낙찰계원에 대한 계금지급을 위하여 계주에게 위탁된 금원의 성격을 지니고 따라서 계주는 이를 낙찰·지급받을 계원과의 사이에서 단순한 채권관계를 넘어 신의칙상 그 계금지급을 위하여 위 계불입금을 보호 내지 관리하여야 하는 신임관계에 들어서게 되며, 이에 기초한 계주의 계금지급의무는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계주가 계원들로부터 계불입금을 징수하지 아니하였다면 그러한 상태에서 부담하는 계금지급의무는 위와 같은 신임관계에 이르지 아니한 단순한 채권관계상의 의무에 불과하여 타인의 사무에 속하지 아니하고, 이는 계주가 계원들과의 약정을 위반하여 계불입금을 징수하지 아니한 경우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도3143 판결 [사기·배임]).


■ 계주가 사기죄가 되는 경우

계주가 계를 빙자하여 계원들을 기망하여 계불입금을 받아 편취하였다면, 이 과정에서 일부 계원들에게 이자조로 지급한 금액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가 됩니다.

계주가 낙찰계를 조직하여 상습적으로 계원인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이들로부터 계불입금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한 경우에는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이때 피해액은 계원들이 납부한 계불입금 전액이 피해액이 되며, 계주가 이자조로 지급한 금액을 공제하여 피해액에서 제외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668 판결 [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계주가 계원들로부터 계불입금을 받고도 이를 제대로 제대로 계원들에게 지급하지 않는다면 배임죄가 될 수 있고, 그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불입금을 빙자하여 돈을 받고 편취할 목적으로 계를 조직하였다면 사기죄가 될 수 있으니 계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ㅡ전용우 변호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