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를 위한 계약] 병존적 채무인수와 이행인수
2018.04.07
병존적 채무인수는 기존의 채무관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여기에 제3자가 채무자로 들어와 종래의 채무자와 더불어 동일한 내용의 채무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중첩적 채무인수라고도 합니다.
즉 채무자와 인수인의 계약으로, 채권자로 하여금 인수인에 대하여 새로운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때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채권자자와 인수인 사이의 계약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채무자, 인수인, 채권자 사이의 3면계약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이행인수는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계약으로, 채무자가 지는 채무를 인수인이 이행할 것을 채무자에게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따라서 인수인은 그 계약에 따라 채무자에 대한 내부관계에서 그의 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지는 데에 그치며, 직접 채권자에 대해 의무를 지지는 않습니다. 즉 병존적채무인수와 달리 채권자는 인수인에게 이행을 청구할 권리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제3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하는 경우에 채권자의 승낙을 얻지 못하게 되면 이는 이행인수가 됩니다.
■ 병존적 채무인수와 이행인수 사례
◎ 부동산을 매매하면서 매도인 A와 매수인 B 사이에, 매매대금을 B가 A에게 지급 하여야 하는데, B와 제3자인 C가 약정을 통해 A에게 매매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 위 사례에 있어, B의 채무를 C가 인수하는 계약, 매수인 B가 지급해야 될 매매대금 지급 채무를 인수인 C가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A로 하여금 매수인 B 뿐만 아니라 인수인 C에 대하여서도 새로운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매도인 A가 이러한 계약에 대하여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게 된다면, A는 B 뿐만 아니라, C에게도 직접 매매대금을 청구할 권리를 취드그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병존적 채무인수가 되며, 제3자를 위한 계약이 되는 것입니다.
○ 그런데 위 사례에 있어, B의 채무를 C가 인수하는 계약을 하면서, B와 C 내부관계에서만 C가 B의 채무를 인수하여 소멸시키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C가 B에 대한 관계에서 채무를 면책케 하는 채무를 부담하게 될 뿐, A로 하여금 직접 C에 대하여 청구할 권리를 취득하게 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이행인수가 됩니다.
■ 병존적채무인수와 이행인수의 판별 기준
제3자를 위한 계약인 병존적 채무인수와 이행인수의 판별 기준은 계약 당사자에게 제3자 또는 채권자가 계약 당사자 일방 또는 인수인에 대하여 직접 채권을 취득케 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는 계약 체결의 동기, 경위 및 목적, 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지위, 당사자 사이 및 당사자와 제3자 사이의 이해관계,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의사를 해석하여야 합니다.
대법원은, 위 사례와 같은 매매계약에 있어, 매도인 A가 부동산을 매수인 B에게 매도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이 교부된 후, A가 자신의 채권자인 C의 요청으로 나머지 중도금 및 잔금을 B가 C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취지의 약정을 하고, B와 A는 이러한 약정을 분명히 하기 위하여 A가 C에게 위 중도금 및 잔금에 대한 수령권을 위임한다는 취지의 지불위임장을 작성하고 'C 귀하'라고 표시하여 공증까지 마쳤다면, 이러한 매매계약과 약정의 취지는, B를 낙약자, A를 요약자, C를 제3자로 하여, C로 하여금 B에 대하여 중도금 및 잔금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권리를 취득케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고, 동시에 이 사건 약정은 B가 위 A의 C에 대한 채무를 인수하는 병존적 채무인수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28698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위와 같이 병존적 채무인수(제3자를 위한 계약)이 되다면, 매수인 B가 이미 제3자 C에게 중도금 및 잔금을 지급하였다면, 매도인과 매수인이 합의해제를 하여 매수인 B가 계약해제 등을 원인으로 이를 지급받은 C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제3자를 위한 계약인 병존적 채무인수로 보느냐, 아니면 이행인수로 보느냐에 따라, 계약당사자 및 제3자의 권리·의무 관계가 달라져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는지가 달라지는 점이 병존적채무인수와 이행인수를 구별해서 대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ㅡ전용우 변호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