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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반환청구]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부양을 목적으로 돈을 지급한 경우

2018.04.23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지급하였다가 이 돈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까운 소송이지만 이러한 경우 부모가 자식에게 반환을 청구하는 법률적 근거를 잘 검토해서 청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례]

원고와 피고는 모녀지간입니다.

원고인 엄마는 2010. 6.경 딸인 피고에게 예금을 해지하여 137,000,000원을 지급하였습니다.

딸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엄마의 요양병원 입원비 전부를 지출하였습니다.

엄마는 딸을 상대로 이 사건 금원을 임치 또는 증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각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를 이유로 한 금전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해설]

재판부는, ① 임치계약 해지로 인한 반환 주장에 대하여는, 2010년경 원고의 여러 자녀들 중 피고가 원고를 부양하기로 하였고, 원고는 그 대가로 피고에게 원고가 가진 돈 전부를 주기로 하였으며,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원고 거주 주택의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 지급 및 매달 원고에게 용돈과 생활비 등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금원을 증여하고, 그 대신 피고는 원고를 부양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습니다.

또 재판부는, ② 증여계약 해제로 인한 반환 주장에 대하여는, 피고는 원고를 부양하기 위하여 생활비, 병원비를 지급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고,원고를 위하여 성년후견인이 선임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양의무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18. 2. 2.선고 2015나3069 금전반환청구소송).

■ 임치 해지로 인한 금원반환청구(배척)

임치는 당사자의 일방이 금전, 물건에 대한 보관을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하는 계약을 말합니다(민법 제693조).

원고는 딸에게 이 사건 금원을 맡겨 놓았다는 취지의 임치라고 주장하면서, 임치해지에 따라 금원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① 원고는 2010년경 대구에서 혼자 살면서 당뇨병 등 질환을 앓고 있었으나, 대구에 사는 원고의 아들인 E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원고는 2010년 6월 중순경 원고의 딸들 중 피고, G, H, J에게 "아들인 E가 나(원고)를 돌보지 않으니 누구든지 나(원고)를 돌봐주면 그 사람에게 내(원고)가 가진 돈을 주겠으니 돌봐 달라"고 하였고, 원고의 딸들 중 피고, G, H, J는 원고에 대한 부양문제를 의논하여 피고가 원고를 혼자 부양하기로 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그 부양의 대가로 원고가 가진 돈 전부를 주기로 하였다. 피고는 2010년 6월 중순경 원고를 서울에 있는 피고의 집으로 모시고 가서 그때부터 원고와 함께 생활하였다는 점.
② 원고는 2012년 3월경 대구 OO동에 있는 주택을 임차하여 거주하면서 인근 병원에서 당뇨병 등의 치료를 받았는데, 피고는 원고를 대신하여 임대인에게 위 주택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1300만원을 지급하였고 매달 원고에게 용돈과 생활비로 30만원 내지 50만원을 주었다는 점.
③ 원고는 2014년 5월 17일 대구 소재 K병원에 입원하여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현재까지 입원 중에 있는데 피고는 2010년 6월경부터 현재까지 원고를 간병하였고 위 K병원 입원비 합계 1818만5390원을 지출하였다. 피고는 2010년 6월경부터 2017년 5월 31일까지 위 K병원 입원비 외에도 원고에 대한 치료비와 약제비로 1044만5010원, 생활비로 252만6900원을 지출하여, 위 지출액의 합계는 3115만7300원인 점.
④ 원고의 자식으로 6남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단독으로 원고를 부양한 점, 피고가 원고를 부양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 합계 3115만7300원에 이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을 무렵 피고와 사이에, 원고는 이 사건 금원을 증여하고, 그 대신 피고는 원고를 부양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유로 재판부는 엄마가 돈을 딸에게 맡겨 놓았다는 취지의 임치계약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증여계약 해제로 인한 금원반환청구(배척)

증여는 당사자의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 준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상대방은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입니다(민법 제554조).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증여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더라도, ① 피고가 원고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증여계약 해제를 주장하였고, ②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의 성년후견인이 원고에 대한 재산관리와 신상조치를 하게 되어 피고의 부양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었다면서, 부담부증여계약 해제를 주장하였습니다.

재판부는,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부양하기 하여 생활비, 병원비를 지급하여 부양의무를 이행하였고, ② 성년후견인이 선임되었다고 하더라도 성년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부양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양의무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유로 재판부는 채무불이행 또는 이행불능을 전제로 한 원고의 증여해제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부양을 목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경우에 있어서 자식은 부양의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식이 부양의무를 미이행하는 경우, 구체적인 부양의무의 내용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 부모와 자식 사이에 감정이 격해기도 합니다. 우리 정서와 맞지는 않지만 증여를 할 때 부양의무의 내용을 정확히 기재하고, 만약의 경우 해제를 할 수 있도록 조항을 넣어 계약을 해야 향후 발생할 지도 모르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다.

ㅡ전용우 변호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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