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불법행위책임에 있어서 가해자 중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한 경우,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경미한 가해자의 책임 범위를 제한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가해자1이 그레이스 승합차를 운전하여 경북 칠곡군 지천면 덕산리 앞 편도 1차로 상을 대구 방면에서 왜관 방면으로 시속 60km인 제한속도를 초과한 시속 약 70km로 진행중이었습니다.

가해자1은 타이어 상태를 잘 점검하지 아니하여 좌측 앞 타이어에 바람이 빠지면서 중심을 잃고 황색 실선의 중앙선을 넘어 반대차로로 진행한 잘못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마침 반대편으로 진행해 오던 피해자가 운전하던 1t 트럭의 왼쪽 앞부분을 위 승합차의 왼쪽 앞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았습니다(이하 1차 충돌사고라 한다).

가해자2는 르망 승용차를 운전하여 위 승합차의 바로 뒤를 따라 직선도로인 위 도로를 운행하던 중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아니하고 제한속도를 다소 초과한 상태에서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아니한 잘못으로 위와 같이 1차 충돌로 인하여 중앙선을 가로질러 비스듬하게 정지한 위 승합차의 좌측 뒷부분을 승용차의 좌측 앞부분으로 들이받았습니다(이하 2차 충돌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위 승합차가 회전하면서 승합차의 앞부분이 위 트럭의 앞부분을 충격하게 된 사실, 위 1, 2차 충돌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는 여러 부위의 상해를 입었는데, 그 상해 중 어느 부분이 1차 충돌사고로 인한 것이고 어느 부분이 2차 충돌사고로 인한 것인지는 밝혀지지는 아니하였습니다.

따라서 가해자1,2는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각자 이 사건 사고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문제는 가해자2는 자신은 면책이 되거나, 책임이 적다는 취지에서 배상금액이 적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해설]

법원은, 가해자2의 면책 항변에 대하여, 1차 충돌사고로 인한 위 승합차 및 트럭이 크게 파손된 반면에, 2차 충돌사고로 인한 위 승용차 및 승합차의 손상 정도는 비교적 가볍고, 위 승용차가 승합차를 들이받는 바람에 승합차의 앞부분이 뒤틀리면서 트럭 쪽으로 밀려 다시 충돌하게 되었으므로 2차 충돌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가하여진 충격력은 비교적 가볍다고 볼 수는 있으나, 그 충격력이 피해자에게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가해자2의 면책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 공동불법행위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그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며, 가해자의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가해자의 책임 범위를 제한하여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98. 10. 20.선고 98다31691 판결[손해배상(자)].

따라서 가해자2가 가해자1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가볍다는 이유로 가해자2의 피해자에 대한 책임 범위를 그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하면 안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공동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에 있어 공동불법행위자들 전원을 상대로 전원이 함께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것이며, 공동불법행위 발생에 경미하다하여 가해자의 일부에 대한 책임을 경감하여 손해배상액을 경감할 수는 없습니다.

ㅡ전용우 변호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