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가등기담보법과 채권회수
2017.10.04
■ ‘가등기담보’란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가등기 담보계약을 체결하고 채무자가 제공하는 부동산에 소유권 이전청구권의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설정하여 담보를 설정한 경우를 말합니다.
채권자인 가등기 담보권자는 가등기 순위에 의하여 우선변제권을 가지며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소유권 이전 본등기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현실에서 채권자가 빌려 준 돈과 이자보다 훨씬 재산적 가치가 있는 채무자의 부동산을 이전받는 부작용이 발생하자 이를 규율하기 위해서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약칭: 가등기담보법)을 제정하여 가등기담보를 규율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차용물의 반환에 관하여 차주가 차용물을 갈음하여 다른 재산권을 이전할 것을 예약할 때 그 재산의 예약 당시 가액이 차용액과 이에 붙인 이자를 합산한 액수를 초과하는 경우에 이에 따른 담보계약과 그 담보의 목적으로 마친 가등기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을 정하고 있습니다(가등기담보법 제1조).
■ 가등기담보법 제3조는 채권자가 담보계약에 의한 담보권을 실행하여 담보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채권의 변제기 후에 같은 법 제4조의 청산금의 평가액을 채무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이 통지에는 통지 당시 부동산의 평가액과 민법 제360조에 규정된 채권액을 밝혀야 하며, 통지를 받은 날부터 2월의 청산기간이 지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등기담보법 제4조는 채권자는 위 통지 당시 부동산의 가액에서 채무액(피담보채권의 가액)을 공제한 청산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는 청산기간이 지난 후 청산금을 채무자 등에게 지급한 때에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고 담보가등기를 마친 경우에는 청산기간이 지나야 가등기에 따른 본등기를 청구할 수 있으며, 이에 반하는 특약으로서 채무자 등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등기담보법 제3조, 제4조 규정들은 강행법규에 해당하여 이를 위반하여 담보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이루어진 경우 그 본등기는 효력이 없습니다.
■ 효력이 있기 위해서는, 가등기권리자가 가등기담보법 제3조, 제4조에 정한 절차에 따라 청산금의 평가액을 채무자 등에게 통지한 후 채무자에게 정당한 청산금을 지급하거나 지급할 청산금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2월의 청산기간이 지나야 본등기는 실체적 법률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로 될 수 있는 것입니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7다202296 판결).
■ 가등기담보법 제3조, 제4조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채권자가 담보목적부동산에 관하여 가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 등을 마침으로써 ‘담보권’을 취득하였음을 요합니다. 따라서 이와 달리 채권자가 채무자와 담보계약을 체결하였지만, 담보목적부동산에 관하여 가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담보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가등기담보법 제3조, 제4조는 원칙적으로 적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채권자와 채무자가 담보계약을 체결하였지만, 담보목적부동산에 관하여 가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상태에서 채권자로 하여금 귀속정산 절차에 의하지 않고 담보목적부동산을 타에 처분하여 채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약정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약정이 가등기담보법의 규제를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등기담보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 무효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3. 9. 27. 선고 2011다106778 판결).
■ 채권자가 가등기담보법에 정해진 청산절차를 밟지 아니하여 담보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였음에도 그 담보목적부동산을 처분하여 선의의 제3자가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 채권자는 위법한 담보목적부동산 처분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할 것입니다. 이때 채무자가 입은 손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가 더는 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없게 된 때의 담보목적부동산의 가액에서 그때까지의 채무액을 공제한 금액이라고 봅니다(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다27458 판결).
■ 가등기담보법은 차용물의 반환에 관하여 다른 재산권을 이전할 것을 예약한 경우에 적용되므로, 이와 달리 당사자 사이에 매매대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부동산에 관하여 가등기를 마치고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치기로 약정한 경우에는 가등기담보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변제기에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면 채권채무관계가 소멸하고 부동산의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채권자에게 귀속된다는 명시의 특약이 없는 이상 대물변제의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단지 채무에 대한 담보권 실행을 위한 방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약정, 이른바 정산절차를 예정하고 있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 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합니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63138 판결).
그리고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가 이루어진 경우에, 채권자는 채무의 변제기가 지나면 부동산의 가액에서 채권원리금 등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채무자에게 반환하고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거나(귀속정산), 부동산을 처분하여 매각대금에서 채권원리금 등의 변제에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을 채무자에게 반환할 수도 있습니다(처분정산).